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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이사했습니다.

기자, 씻나락 까먹는 소리 2007/12/13 23:49
며칠동안 이 블로그가 차단돼 있었습니다. 아마도 관련 서버에 이상이 생긴 것 때문인 듯 합니다. 사실 이 블로그의 호스팅을 제 전 직장인 FILM2.0이 해주고 있었습니다. 회사도 관뒀는데 계속 전세 살고 있었던 셈이죠.^^

어쨌든 언젠가 이사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장기 접속 불가 사태(?)를 계기로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이사했습니다.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 블로그를 구독하고 계시거나 즐겨찾기 해두신 분들께 수고로움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만 새 주소로도 자주 왕림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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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한다는 것

기자, 씻나락 까먹는 소리 2007/12/08 15:40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순전히 외부의 압력 때문이었다. FILM2.0 온라인 편집장 시절, 회사는 몇 명의 간부 사원들에게 각자의 블로그 오픈을 지시했다. 경쟁 매체들이 블로그를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회사 이름만 미디어2.0이지 기실 2.0적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더디게 반응해 왔던 회사로서도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불안감의 소산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블로그란 게 네티즌들의 나르시시즘적 욕망을 해소해주기 위한, IT 자본의 상업적 전술의 일환이라고 믿었기에, 나조차 블로거로 나선다는 게 영 못마땅했다. 지난해 말 'behind boxoffice'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오픈시켜 놓고, 나는 어떤 이야기를 쓸까 고민했다.  FILM2.0이라는 영화 전문 매체와는 다른 방법론이 필요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으나 어떤 것이 블로그적 글쓰기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 않을 때는 미처 몰랐던 블로그의 매력에 휩싸이기 시작한 것은, 블로그 공간이 방문자들과의 더욱 친밀하고도 유연한 소통과 토론의 장으로써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순간부터였다. 방문자들의 애정어린 댓글과 관심어린 제언들은 내게 자연스레 블로그적 글쓰기의 방향성을 일깨웠다. 어렴풋하게나마, 나는 블로그가 팩트와 정보보다는 이슈와 관점의 매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므로 블로그 글쓰기는 세상의 제반 현상을 나의 세계관으로 걸러낸 지극히 주관적인, 그러나 타당성 있는 관점을 밀어 붙일 수 있어야 한다. 독특하고도 개성 넘치는, 그러나 설득력 있는 관점들이 하나의 거대한 강물을 형성했을 때, 비로소 객관적인 아젠다가 만들어진다. 모래알이 언덕을 만드는 것과도 같은 블로그 저널리즘의 형성 과정인 것이다.

김경찬 피디, 그리고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씨와 의기투합해 팀 블로그 3M흥업을 오픈하고, 다음 블로거 뉴스에 참여하면서 블로그가 기존 매체를 압도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팀블로그를 오픈한 지 6개월이 조금 지난 지금, 누적 방문자수 400만 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세상에! 일개 블로그에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이 방문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소수 미디어가 올드 미디어를 능가하는 대중 흡입력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한 발견이었다.

허나 여전히 장벽은 남아 있다. 블로그를 아마추어리즘의 범주 안에 묶어 놓고 개별 블로그의 브랜드화를 애써 폄훼하려는 시각들 말이다. 여전히 메타 블로그나 포털 편집자들의 간택에 의존해야만 트래픽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불안정성도 한계라면 한계다. 네이버가 전략적으로 오픈한 블로그 '이동진 닷컴'처럼 안정적인 트래픽을 보장 받으며 미디어적 영향력을 확보해낼 수 있느냐가, 3M흥업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라 하겠다.
 
내가 만약 블로그에 인터뷰 글을 쓰겠다며 유명 영화 감독이나 배우를 섭외하면 영화 마케터들은 콧방구도 안 뀔 게 분명하다. 네이버의 든든한 재정적, 트래픽 백업을 받고 있는 '이동진 닷컴'이라면 또 모를까. 이동진 선배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3M흥업도 그에 못지 않은 차별적 퀄리티를 지녔다고 감히 자부하고 싶다. 그러나 처음부터 상품성을 인정 받아 낙점되는 길이 아닌 개척의 길을 택한(나는 이 개척의 과정이 진짜 블로그적인 성장 모델이라고 믿는다) 우리로선 더 다양하고 풍부한 컨텐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할 때 슬쩍 답답증이 몰려 온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우리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 겉모습만 블로그이지 알맹이는 기존 미디어의 방식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블로그 특유의 접근 방식으로 기존 매체의 지리멸렬함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대안적 미디어의 길을 끊임 없이 모색할 작정이다. 잘 될른지 모르겠으나 블로거로 참여한 지 1년이 되어 가는 지금, 희미하게나마 그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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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라리아 2007/12/09 0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극복하시리라 믿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까.

<싸움> 쌈박질 연애시대

휘뚜루마뚜루 영화리뷰 2007/12/0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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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싸움이야 칼로 물배기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이혼 커플은 칼로 물만 배지 않는다. 진짜 서로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더 이상 부부가 아니라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피트와 졸리처럼, 그들 역시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대학교수 상민(설경구)과 공예 미술가 진아(김태희)는 방금 이혼했다. 요즘 젊디 젊은 돌싱(돌아온 싱글)들이 넘쳐 나는 세상이니 나름 현실성 있는 설정이다.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 상민은 결벽증이 심하고, 진아는 자존심이 무한수열이다.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그 정도 성격 차이 하나 극복 못하고 틈만 나면 티격태격이다. 헤어지고서도 싸울 건더기를 찾아내고 싸우고 또 싸운다. 급기야 목숨을 담보로 한 자동차 추격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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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짐작하신대로,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다. 홍보 마케터는 그 앞에 '하드보일드'라는 말을 추가했지만, 나는 그 말 대신 '오버 액션'이라는 말을 쓰는 게 맞다고 주장한다. 오버 액션 로맨틱 코미디. 나쁜 뜻으로 한 얘기는 아니다. 영화의 장르적 쾌감을 끌어 올리기 위해 배우들의 연기와 설정 모두 오버 액션으로 점철되고 있다는 게 큰 오점은 아니니까. 처음엔 살짝 적응이 안되더라도, 영화를 30분 정도 보고 있으면, 관객에 따라선 악쓰고 때리고 쫓고 도망치는, 사도 마조히즘적 이혼 부부의 사활을 건 결투를 나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TV 드라마 <연애 시대>로 주가를 올린 바 있는 한지승 감독은 이혼 커플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영화라는 매체적 특성에 걸맞게 조금 더 극단적인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처럼 보인다. 설정 자체의 독창성엔, 그러므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없겠다. 게다가 아무리 영화라지만, 이별과 다툼, 그리고 화해로 이어지는 과정의 비약이 일반적인 허용치 이상이다(물론 등장인물들이 아직 어른이 안된 애들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럴거면 차라리 액션 누아르를 넘어 SF로 가버리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 설정이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 비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는 것이 끝내 발목을 잡는다. 그러니 영화는 관객의 넓은 아량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여보시게들, 이건 영화야. 게다가 김태희의 저 사랑스러운 악쓰기가 키포인트라고! 김태희의 저런 표정, CF에서도 못본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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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나를 이해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 내 것을 희생하는 것'이라는 고결하며 착하디 착한 메시지에 도달하기 위해 그 난리 부르스 액션 누아르를 통과해야 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김 새는 일이다. 그 똑똑한 친구들이 왜 그 무식한 짓거리를 한 뒤에야 그 지당한 이치를 깨닫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설경구와 김태희가 치고 박고 싸우는 볼거리(그렇다. 이건 볼거리다. 한지승 감독도 둘의 싸움을 은근한 관음증적 시선으로 바라볼 관객을 위해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를 위해 비약이나 과장 쯤은 용서할 수밖에. 어차피 오버 액션 코미디다. 좀 있으면 세상이 오버 액션하는 크리스마스 아닌가.
<싸움>은 상민과 진아가 벌여온 수 많은 다툼과 화해의 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어느 넓은 쇼핑몰 광장에서 '그러게 왜 헤어지자고 한거야!' "내가 언제 그랬어!' 악을 쓰던 둘은 결국 눈물의 포옹을 한다. 그러자 길 가던 사람들이 둘을 둘러싼다. 박수가 쏟아지고 누군가는 그들을 디카로 찍는다(왜 찍을까? 당신도 길거리에서 싸우다 화해하는 커플 보면 디카로 찍으시나?).

예컨대 이 장면에서부터 영화는 미국 로맨틱 코미디에서 흔히 써먹는(그것도 예전에 쓰고 요즘엔 거의 폐기처분한)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감독은 두 사람의 캐릭터 묘사를 위해 배경을 대충 처리해 버리는데, 오히려 이 지점에서 배경의 반전을 두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두 사람을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에 대한 감독의 재치 어린 관점을 관객에게 슬쩍 제시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감독이라면 나이대가 다른 두 쌍의 행인이 쓰윽 지나가면서 이런 말을 던지게 했을 것이다. 중년 커플, "꼴값떨고 있네, 요즘 것들은 연애도 참 지랄나게 해." 젊은 여성 두명, "어머, 쟤들 지대로 재수다~" 그리고 오프닝 타이틀이 뜬다. 이제부터 우리는 앞선 두 행인의 냉소적 관점을 슬쩍 차용한 상태에서 '꼴값 떠는 지대로 재수 커플의 지랄 액션 어드벤처'를 '쟤들 왜 저럴까?'라는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TAG 김태희, 설경구, 싸움, 한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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