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블로그 '3M흥업'을 시작한 뒤 이곳 제 개인 블로그에는 방문자수나 댓글이 이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솔직히 약간 섭섭하기도 했습니다만, 실은 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이곳에도 그대로 올리고 있었으니, cinemAgora.com에 대한 차별화 노력이 부족했던 제 탓이 크겠지요.
저는 블로그에 시시콜콜 개인사적인 신변잡기를 올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기왕 '세상에 딴죽 걸기'를 모토로 삼은 3M흥업이 있으니 여기선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를 써도 괜찮겠다 싶어집니다. 제가 겪고 있는 일상 역시, 영화나 세상사에 대해 쓰는 조금 더 공적인 글이나 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을테니 말이죠. 이는 또한 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얻기 위함이기도 하거니와, 이 초라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더불어 세상 살이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고민을 공유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일기를 쓰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신변잡기적 글쓰기에도 분명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지난 6월 말로 7년 가까이 몸 담았던 FILM2.0을 그만 두고, 프리랜스로 전업한 뒤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갑니다. 말이 좋아 프리랜스지 사실상 비정규직 노동자죠. 그러니 사람들이 제일 먼저 걱정하는 것 역시 먹거리더군요. 먹고 살만 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네, 다행히(!) 아직은 먹고 살만 합니다. 지금은 몇 건의 기고 외에 사실상 방송 출연이 주 업무(?)인데, 6개 정도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으니 회사에서 받았던 월급 정도(때론 그보다 조금 많이)는 벌게 되더군요. 그러니 나름 행복한 비정규직인 셈입니다.
지난해부터 출연해온 부산 MBC의 '시네마월드'에 두 번의 개편에도 안짤리고 나가고 있고, 3M흥업 멤버들과 '시네 파파라치'라는 작은 영화 소개 프로그램도 자체 제작중입니다. 수요일 오전 부산에서 '시네마월드' 녹화를 끝내면 점심도 거르고 부랴부랴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오후 4시 반 YTN '뉴스 큐'에 출연하기 위해섭니다. YTN은 뉴스 회사라 출연료가 비교적 짠 곳인데, 2년전 제가 출연료 인상을 요구하다 '짤린(?)' 경력이 이번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사실 영화 기자 입장에선 TV보다 라디오에 나가는 게 더 친밀하게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KBS 1라디오 문화 포커스에 나가 매주 목요일 밤마다 강추작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약간 점잖은 컨셉이라 슬쩍 좀이 쑤실 때가 있습니다. 해서 부산 MBC 녹화차 하루 먼저 내려간 화요일 밤에 현지 라디오 '별밤'에 나가 살짝 주접을 떨고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는 KBS 순천 라디오로 전화 연결을 합니다. 저, 나름 전국구입니다.^^
프리랜스 전업 직후, 술자리에서 프리랜스 선배이신 시사 평론가 김방희 선생을 만났는데, 그분이 그러더군요. "프리랜스의 '랜스'는 '창'이란 뜻인데, 원래 중세 용병에서 유래된 말이에요. 그 때 프리랜스들은 아군이든 적군이든 돈 많이 주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싸워줬지요. '프리'의 참 뜻은 자유가 아니라, 마구 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KBS든, MBC든 부르는 데 가서 출연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디다. "프리랜스는 자유를 얻는 대신, 생활을 잃는다."
그 얘기를 전업 직후에 들어서 그랬는지, 저만큼은 자유도 얻고 생활도 잃지 않는 프리랜스가 되기 위해 나름 노력중입니다. 얼마전 라디오 출연 섭외가 왔는데, 토요일 방송이라길래 정중히 사양하며 그랬죠. "죄송합니다만 전 토요일에는 일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섭외 전화는 아침 8시에 나오라길래 "전 그 시간에 자야 합니다. "라며 또 사양했습니다. 그랬더니 프리랜스 대선배이자 3M흥업 멤버 가운데 한명인 김태훈 씨가 "프리랜스로서의 자세가 안됐다"며 어이 없어 하더군요. 암튼 그래도 성질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얼마전에도 SBS 라디오 '이승연의 시네타운'의 고정 패널로 나갔다가 저와는 궁합이 안맞는다는 이유로 2주만에 출연을 중단해 버렸으니까요.
이래도 될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돈 때문에 아무데나 몸을 파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게 제 마지막 자존심입니다. 적어도 제가 신명을 내 일할 수 있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직장이라는 안정된 틀을 박차고 험난할지도 모를 들판으로 뛰쳐 나온 이유니까요. 다행스럽게도,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다 제 진정성을 담을 수 있는 일들입니다. 특히 세 분의 지인들과 함께 시작한 3M흥업은 저의 든든한 집과도 같은 곳입니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방문자 300만 명을 넘기며 1인 또는 소수 미디어로서 새로운 매체 실험의 가능성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진심을 투여하니, 아직은 크지 않지만 매체의 재생산 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꽤 의미 있는 수익도 창출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들판에 나오니 때론 춥기도 합니다(ㅠㅠ). 일단 프리랜스가 됐더니 한국사회가 명함 사회라는 게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FILM2.0 편집장 시절에는 늘 가장 가운데였던 제 시사회 자리가 어느새 맨 앞이나 맨 뒤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홍보사에 전화를 걸어 "영화 기자 최광희라고 합니다" 하면, 대개는 "어느 매체세요?"하고 매우 사무적인 질문이 돌아옵니다. '프리랜스 영화기자'라는 소개에도 생소해 하는 반응은, "저...예전에 FILM2.0 편집장이었습니다"라는 구차한 설명을 건넨 뒤에야 비로소 "아, 네에~" 하면서 친절 모드로 바뀌기 일쑤입니다. 7년 동안 영화 기사를 쓰며 알고 지낸 분들은 이제 모두 이사님이나 실장님이 돼 버린 탓도 있겠지만, 한달에도 몇 번씩 "이번에 기자님이 쓰신 영화평을 저희 광고에 인용해도 될까요?"하고 살가운 친절함으로 전화를 걸어왔던 게 바로 엊그제인데, 소속 매체가 없어졌다고 대우가 달라지는 걸 보니 결국 내가 썼던 글이 광고에 착취당했다는 생각과 함께 세상 참 야박하다는 생각도 듭디다. 얼마전에 블로그에 올린 <마이클 클레이튼> 영화평은, 해당 공식 블로그에서 퍼갔길래 들어가 봤더니 '네티즌 리뷰'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더군요. 아, 그래 내가 네티즌이 됐구나. 이제 매체 권력에서 멀어졌구나, 하는 걸 절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런 상황에 점차 적응을 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를 둘러싸고 있던 알량한 매체 권력의 후광이 다 헛것이었음을 깨닫고 있다고나 할까요. 사실 이런 건 별 문제도 아닙니다. 어쨌든 제가 만날 수 있는 독자들과 시청자들을 향해 진정성을 가지고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만이 정도라는 사실도 함께 느끼고 있죠. 이제 어떤 후광도 없이, 제 스스로가 언론 매체가 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변화에 적응을 해가니 자유의 맛도 훨씬 달게 느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전쟁에 시달리지 않는 것. 커피 한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창밖을 바라보는 것. 매체 편집장이 아닌, 한 명의 네티즌으로서 훨씬 더 냉혹한 까칠함을 가다듬으며 블로그에 로긴하는 것, 이런 순간들이 모두 축복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블로그에 시시콜콜 개인사적인 신변잡기를 올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기왕 '세상에 딴죽 걸기'를 모토로 삼은 3M흥업이 있으니 여기선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를 써도 괜찮겠다 싶어집니다. 제가 겪고 있는 일상 역시, 영화나 세상사에 대해 쓰는 조금 더 공적인 글이나 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을테니 말이죠. 이는 또한 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얻기 위함이기도 하거니와, 이 초라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더불어 세상 살이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고민을 공유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일기를 쓰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신변잡기적 글쓰기에도 분명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지난 6월 말로 7년 가까이 몸 담았던 FILM2.0을 그만 두고, 프리랜스로 전업한 뒤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갑니다. 말이 좋아 프리랜스지 사실상 비정규직 노동자죠. 그러니 사람들이 제일 먼저 걱정하는 것 역시 먹거리더군요. 먹고 살만 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네, 다행히(!) 아직은 먹고 살만 합니다. 지금은 몇 건의 기고 외에 사실상 방송 출연이 주 업무(?)인데, 6개 정도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으니 회사에서 받았던 월급 정도(때론 그보다 조금 많이)는 벌게 되더군요. 그러니 나름 행복한 비정규직인 셈입니다.
지난해부터 출연해온 부산 MBC의 '시네마월드'에 두 번의 개편에도 안짤리고 나가고 있고, 3M흥업 멤버들과 '시네 파파라치'라는 작은 영화 소개 프로그램도 자체 제작중입니다. 수요일 오전 부산에서 '시네마월드' 녹화를 끝내면 점심도 거르고 부랴부랴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오후 4시 반 YTN '뉴스 큐'에 출연하기 위해섭니다. YTN은 뉴스 회사라 출연료가 비교적 짠 곳인데, 2년전 제가 출연료 인상을 요구하다 '짤린(?)' 경력이 이번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사실 영화 기자 입장에선 TV보다 라디오에 나가는 게 더 친밀하게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KBS 1라디오 문화 포커스에 나가 매주 목요일 밤마다 강추작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약간 점잖은 컨셉이라 슬쩍 좀이 쑤실 때가 있습니다. 해서 부산 MBC 녹화차 하루 먼저 내려간 화요일 밤에 현지 라디오 '별밤'에 나가 살짝 주접을 떨고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는 KBS 순천 라디오로 전화 연결을 합니다. 저, 나름 전국구입니다.^^
프리랜스 전업 직후, 술자리에서 프리랜스 선배이신 시사 평론가 김방희 선생을 만났는데, 그분이 그러더군요. "프리랜스의 '랜스'는 '창'이란 뜻인데, 원래 중세 용병에서 유래된 말이에요. 그 때 프리랜스들은 아군이든 적군이든 돈 많이 주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싸워줬지요. '프리'의 참 뜻은 자유가 아니라, 마구 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KBS든, MBC든 부르는 데 가서 출연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디다. "프리랜스는 자유를 얻는 대신, 생활을 잃는다."
그 얘기를 전업 직후에 들어서 그랬는지, 저만큼은 자유도 얻고 생활도 잃지 않는 프리랜스가 되기 위해 나름 노력중입니다. 얼마전 라디오 출연 섭외가 왔는데, 토요일 방송이라길래 정중히 사양하며 그랬죠. "죄송합니다만 전 토요일에는 일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섭외 전화는 아침 8시에 나오라길래 "전 그 시간에 자야 합니다. "라며 또 사양했습니다. 그랬더니 프리랜스 대선배이자 3M흥업 멤버 가운데 한명인 김태훈 씨가 "프리랜스로서의 자세가 안됐다"며 어이 없어 하더군요. 암튼 그래도 성질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얼마전에도 SBS 라디오 '이승연의 시네타운'의 고정 패널로 나갔다가 저와는 궁합이 안맞는다는 이유로 2주만에 출연을 중단해 버렸으니까요.
이래도 될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돈 때문에 아무데나 몸을 파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게 제 마지막 자존심입니다. 적어도 제가 신명을 내 일할 수 있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직장이라는 안정된 틀을 박차고 험난할지도 모를 들판으로 뛰쳐 나온 이유니까요. 다행스럽게도,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다 제 진정성을 담을 수 있는 일들입니다. 특히 세 분의 지인들과 함께 시작한 3M흥업은 저의 든든한 집과도 같은 곳입니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방문자 300만 명을 넘기며 1인 또는 소수 미디어로서 새로운 매체 실험의 가능성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진심을 투여하니, 아직은 크지 않지만 매체의 재생산 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꽤 의미 있는 수익도 창출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들판에 나오니 때론 춥기도 합니다(ㅠㅠ). 일단 프리랜스가 됐더니 한국사회가 명함 사회라는 게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FILM2.0 편집장 시절에는 늘 가장 가운데였던 제 시사회 자리가 어느새 맨 앞이나 맨 뒤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홍보사에 전화를 걸어 "영화 기자 최광희라고 합니다" 하면, 대개는 "어느 매체세요?"하고 매우 사무적인 질문이 돌아옵니다. '프리랜스 영화기자'라는 소개에도 생소해 하는 반응은, "저...예전에 FILM2.0 편집장이었습니다"라는 구차한 설명을 건넨 뒤에야 비로소 "아, 네에~" 하면서 친절 모드로 바뀌기 일쑤입니다. 7년 동안 영화 기사를 쓰며 알고 지낸 분들은 이제 모두 이사님이나 실장님이 돼 버린 탓도 있겠지만, 한달에도 몇 번씩 "이번에 기자님이 쓰신 영화평을 저희 광고에 인용해도 될까요?"하고 살가운 친절함으로 전화를 걸어왔던 게 바로 엊그제인데, 소속 매체가 없어졌다고 대우가 달라지는 걸 보니 결국 내가 썼던 글이 광고에 착취당했다는 생각과 함께 세상 참 야박하다는 생각도 듭디다. 얼마전에 블로그에 올린 <마이클 클레이튼> 영화평은, 해당 공식 블로그에서 퍼갔길래 들어가 봤더니 '네티즌 리뷰'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더군요. 아, 그래 내가 네티즌이 됐구나. 이제 매체 권력에서 멀어졌구나, 하는 걸 절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런 상황에 점차 적응을 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를 둘러싸고 있던 알량한 매체 권력의 후광이 다 헛것이었음을 깨닫고 있다고나 할까요. 사실 이런 건 별 문제도 아닙니다. 어쨌든 제가 만날 수 있는 독자들과 시청자들을 향해 진정성을 가지고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만이 정도라는 사실도 함께 느끼고 있죠. 이제 어떤 후광도 없이, 제 스스로가 언론 매체가 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변화에 적응을 해가니 자유의 맛도 훨씬 달게 느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전쟁에 시달리지 않는 것. 커피 한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창밖을 바라보는 것. 매체 편집장이 아닌, 한 명의 네티즌으로서 훨씬 더 냉혹한 까칠함을 가다듬으며 블로그에 로긴하는 것, 이런 순간들이 모두 축복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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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흥업에 같은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도, 버릇처럼 이곳을 찾고 있었어요...
어쩐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싶어지네요... ^^;;;
제 개인 블로그에서 모처럼 댓글을 보니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 듭니다. ^^ 늘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주셔서 많은 힘이 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런 글을 쓰실 줄 알고 계속 기다렸었어요. 사진 때문인가요? 이전보다 얼굴이 많이 좋아보이십니다.
기다려까지 주셨다니..제 무심을 깊이 반성중...전보다 좋아 보인다니 다행입니다. 아마도 자유의 대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