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실패했다. 참자, 하면서 밤 10시만 넘으면 으레 도진다. 혈중알콜농도의 결핍이 의지력 부족한 나를 동네 마트로 유인했고, 마침 할인행사 중인 2004년산 제이콥스 크릭 와인을 발견하고는, 의기양양하게 사들고 들어와 넉 잔을 연거푸 마셨다.
술이 내 일상의 동반자가 된 지는 꽤 오래 됐다. 어느 순간부터 술을 마셔야 잠이 들고 술이 들어가야 글이 써졌다. 참 희한하게도 3M흥업에 쓴 글 가운데 수 만 명의 히트수를 기록한 글들은 모두 알딸딸한 알코올의 힘을 빌어 쓴 글들이니...그 얄궂은 우연의 일치가 안 그래도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을 더욱 부추긴다.
사실 나는 술이 약했다. 술을 처음 입에 댄 게 고 3때. 같은 반의 친구가 차에 치여 숨진 날이었다. 속상해 동네 친구 녀석들과 포장마차를 찾았고, 치기 어리게 소주 석 잔을 들이키고는 그냥 뻗어 버렸다. 이틀이나 이어진 두통과 숙취를 겪은 뒤에야 나는 술이란 게 먹을 게 못되는 못된 식품이란 걸 깨닫고 다신 마시지 않겠노라 쓸데 없는 다짐을 했다.
대학에 들어가니 신입생 환영회부터 냉면 사발에 막걸리를 가득 붓고는 한번에 마시라는, 지금 생각해 보면 매우 폭력적인 의식을 치러야 했다. 마시는건지 들이 붓는건지 모른 채, 흘리면 흘리는 것까지 따로 받아 끝까지 마시게 하는 사디즘적 선배들의 강압에 못이겨 위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지경이 되도록 마셨다. 그리곤 화장실로 뛰어가 오바이트의 추진력에 몸이 휘청댈만큼 개워 냈다. 이 신성한 오바이트야말로 가식적인 제도 교육의 찌꺼기를 개워내는 의식이라는 선배의 흰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나는 오로지 속이 쓰릴 뿐이었다.
그럭저럭 소주 석잔을 치사량으로 여기고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에 들어가니 듣도 보도 못한 폭탄주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잔 마시고 개우고, 또 한잔 마시고 개운다. 이 무슨 지랄인가 싶었는데, 미개했던 그 시절엔 그래야 살아 남을 것 같아 마시고 개우고 마시고 개웠다.
시나브로 술이 늘었다. 강압이 내성을 키워준 것도 모자라 이제 내가 스스로 술을 찾게 됐다. 후배들을 이끌고 낯술을 마셨다. 후배들은 이상한 선배군, 하며 혀를 끌끌 찼지만, 나는 술 한잔 안하면 오후 일을 못할 지경이 됐다.
지난 봄에 건강 진단을 받았다. 내심 기도했다. 제발 알콜성 지방간 판정이 나와야 할텐데. 그리하여 의사 선생으로부터 당신 술 작작 마시라는 질타를 받기를. 허나 건강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처참하게 나를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손에 위탁했다. "얘 아직 멀었네, 좀더 멕여."
지난 가을, 알코올 의존증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 입증시키기 위해 나는 닷새동안의 연속 금주에 도전했다. 사흘 성공, 나흘째 실패. 그리곤 에라 모르겠다. 디오니소스여, 나를 알아서 하시라...이렇게 된거다.
술의 힘은 위대하다. 그 위대함을 거역하기에 인간의 힘은 너무 미약하다. 오늘도 나는 술에 굴복한다. 그리곤 '어 저기 달이 떠 있네' 하며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 죽어 버린 이백의 심정이 된다. 아마도 이 침울하기 그지 없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나는 주당을 넘어 주성, 혹은 주신의 반열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살짝 억울하다. 내가 술을 좋아하게 된 과정 말이다. 그 미개한 선배들만 아니었다면, 나는 녹차와 얼그레이만 마시며 독야청청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헌데 그렇게 생각해 보니, 그런 나는 참 재미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한 잔 더 따른다.
술이 내 일상의 동반자가 된 지는 꽤 오래 됐다. 어느 순간부터 술을 마셔야 잠이 들고 술이 들어가야 글이 써졌다. 참 희한하게도 3M흥업에 쓴 글 가운데 수 만 명의 히트수를 기록한 글들은 모두 알딸딸한 알코올의 힘을 빌어 쓴 글들이니...그 얄궂은 우연의 일치가 안 그래도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을 더욱 부추긴다.
사실 나는 술이 약했다. 술을 처음 입에 댄 게 고 3때. 같은 반의 친구가 차에 치여 숨진 날이었다. 속상해 동네 친구 녀석들과 포장마차를 찾았고, 치기 어리게 소주 석 잔을 들이키고는 그냥 뻗어 버렸다. 이틀이나 이어진 두통과 숙취를 겪은 뒤에야 나는 술이란 게 먹을 게 못되는 못된 식품이란 걸 깨닫고 다신 마시지 않겠노라 쓸데 없는 다짐을 했다.
대학에 들어가니 신입생 환영회부터 냉면 사발에 막걸리를 가득 붓고는 한번에 마시라는, 지금 생각해 보면 매우 폭력적인 의식을 치러야 했다. 마시는건지 들이 붓는건지 모른 채, 흘리면 흘리는 것까지 따로 받아 끝까지 마시게 하는 사디즘적 선배들의 강압에 못이겨 위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지경이 되도록 마셨다. 그리곤 화장실로 뛰어가 오바이트의 추진력에 몸이 휘청댈만큼 개워 냈다. 이 신성한 오바이트야말로 가식적인 제도 교육의 찌꺼기를 개워내는 의식이라는 선배의 흰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나는 오로지 속이 쓰릴 뿐이었다.
그럭저럭 소주 석잔을 치사량으로 여기고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에 들어가니 듣도 보도 못한 폭탄주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잔 마시고 개우고, 또 한잔 마시고 개운다. 이 무슨 지랄인가 싶었는데, 미개했던 그 시절엔 그래야 살아 남을 것 같아 마시고 개우고 마시고 개웠다.
시나브로 술이 늘었다. 강압이 내성을 키워준 것도 모자라 이제 내가 스스로 술을 찾게 됐다. 후배들을 이끌고 낯술을 마셨다. 후배들은 이상한 선배군, 하며 혀를 끌끌 찼지만, 나는 술 한잔 안하면 오후 일을 못할 지경이 됐다.
지난 봄에 건강 진단을 받았다. 내심 기도했다. 제발 알콜성 지방간 판정이 나와야 할텐데. 그리하여 의사 선생으로부터 당신 술 작작 마시라는 질타를 받기를. 허나 건강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처참하게 나를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손에 위탁했다. "얘 아직 멀었네, 좀더 멕여."
지난 가을, 알코올 의존증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 입증시키기 위해 나는 닷새동안의 연속 금주에 도전했다. 사흘 성공, 나흘째 실패. 그리곤 에라 모르겠다. 디오니소스여, 나를 알아서 하시라...이렇게 된거다.
술의 힘은 위대하다. 그 위대함을 거역하기에 인간의 힘은 너무 미약하다. 오늘도 나는 술에 굴복한다. 그리곤 '어 저기 달이 떠 있네' 하며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 죽어 버린 이백의 심정이 된다. 아마도 이 침울하기 그지 없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나는 주당을 넘어 주성, 혹은 주신의 반열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살짝 억울하다. 내가 술을 좋아하게 된 과정 말이다. 그 미개한 선배들만 아니었다면, 나는 녹차와 얼그레이만 마시며 독야청청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헌데 그렇게 생각해 보니, 그런 나는 참 재미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한 잔 더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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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래도 내심 건강이 걱정이 되네요. 좋아하는 술 적당히 즐기시면서
운동도 하시면서 건강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기자님의 글도 좋아하고 기자님의 목소리에서는 왠지모
를 신뢰감이 느껴져서 좋아요~~
에궁, 감사합니다. 나름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제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술을 마시기 위해서이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