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개편 이후 새로 생긴 한 TV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설문 내용이 방송됐다. '배우자(애인)가 말려도 꼭 만나고 싶은 연예인'이 주제였는데, 톱 5안에 들어간 연예인들의 면면이 흥미로웠다. 남자의 경우, 젊은 세대에선 김태희가 제일 높게 나왔다. 전지현과 이효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자는 10대를 제외하곤 나이를 불문하고 장동건이 톱이었다.
방송을 보면서 얻은 하나의 가설은, 대체로 CF 이미지가 상상 외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태희나 전지현, 장동건을 영화에서 만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김태희는 이제 영화 한편을 찍었을 뿐이고, 장동건도 1년에 한 편 나올까 말까 한 배우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남녀의 리비도를 자극하는 우상의 반열에 올라와 있는 걸 보면, 그건 전적으로 CF 이미지에 기댄 바 크다는 추론이 가능해 진다. 우리는 어딜 가나 그들의 그림 같은 얼굴과 몸매를 감상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지금의 문화 트렌드를 지배하는 것이 작품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사실을 재확인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상품 광고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쉽게 조작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김태희라는, 장동건이라는,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기예적 재능이 아닌, 산업이 요구하고 그들이 화답해 창조한 이미지를 소비하고 숭배하는 것이다. 당사자들로선 이미지 세일즈가 본업이 되며, 재능이 부업이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사실 그들이 어떻게 먹고 사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대중의 우상이란 게 기껏 구매욕을 부추기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 섹스 파트너로 삼고 싶은 30초 가상 현실의 캐릭터에 불과하다는 게 씁쓸할 뿐이다. 이렇게 되면, 동시대인들끼리 나눌 대화가 참으로 빈약해진다.
이런 와중에도 최근 '재용이의 순결한 19'라는 프로그램이 '영화계의 부도수표'라는 카테고리로 세 명의 여자배우를 묶어 화제가 됐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다. 김태희, 김정은, 김희선이 주인공이다. 앞서 말한 문화 환경을 감안하다면, 이런 프로그램 자체가 부도수표다. 재용이가 뭐라고 하든, 대중은 CF 이미지를 숭배하며, 찐빵에 앙꼬가 빠져 있다 할지라도 '섹시'와 '쿨'로 치장된 그들의 이미지는 고로 거액의 돈을 벌어들이게 돼 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문화적 풍경이니, 크게 보면 그런 냉소적인 가십 프로그램조차 이미지 산업에 빚을 지고 있는 셈이라는 사실을, 또한번 씁쓸하게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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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너무나 상관없어 죄송하지만^^;; 숏버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전에 숏버스와 리틀미스선샤인에 대한 글을 올리셨었지요. 그 후로 레이더를 켜고 있었는데 흐뭇합니다.(보고 나서도 이 마음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축하드립니다. 보시고 나서 감상 좀 말씀해주시죠.
문득.. 궁금
배우자(애인)가 말려도 꼭 만나고 싶은 연예인.. 이
있으십니까?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보여지는 모습에 연연해야 하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자격 상실입니다. 그게 아니라 어느 누구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스스로 온전하고 눈빛이 총명한 연인이라면 또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온전하고.. 눈빛이 총명한 연인
에서 생각이 많아집니다.. 계속 생각중
畵蛇添簇..
누구도 달의 뒷면을 볼 수는 없다.. 고